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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다음날 꿀물, 급성 췌장염엔 독

청솔댁 2009. 12. 14. 11:46

술 마신 다음날 꿀물, 급성 췌장염엔 독

 

연말연시 흔한 질환 다스리기

송년회 땐 절주절식수분 섭취를 실천하고 복통 등 증상이 나타나면 금식 후 병원을 찾아야 한다. [중앙포토]
‘송년 신드롬’은 마음으로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12월엔 몸도 고달프다. 각종 모임으로 과로·과음·과식을 하기 때문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건강에 적신호를 보내는 흔한 질환 증상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1] 위·식도 역류증, 기름진 음식 피해야

강산인 위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속쓰림과 명치끝 통증, 신트림을 야기한다. 가슴 안이 타는 듯한 증상도 있다. 심하면 역류된 음식이 후두까지 올라와 목이 쉬기도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식도 괄약근(위의 음식물이 식도로 올라가지 못하게 하는 근육)이 느슨해지는 데다 술과 기름진 음식(고기·튀김·땅콩 등)이 괄약근의 기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특히 식사를 한 다음 곧바로 잠자리에 들 경우 빈발한다.

위내시경·식도 내압·식도 산도 검사를 해서 역류증으로 확진되면 두 달간 금주하고, 위산분비 억제제 등의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식사 후엔 3시간 정도 앉거나 서 있으면서 음식이 소장으로 내려가길 기다려야 한다. 김 교수는 “위식도 역류증을 오래 방치하면 식도염·식도 협착 등 합병증은 물론 식도암의 전단계인 바렛 식도(Barrett)나 식도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역류증은 재발이 잦다. 따라서 약물 치료 후 증상이 좋아져도 평상시 역류증 예방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베개는 높아야 하며 비만 치료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옷은 복압을 올리지 않는 ‘헐렁한’ 디자인을 택할 것. 흡연·초콜릿·술·커피·박하·탄산음료 등 증상을 악화시키는 나쁜 습관이나 기호식품도 평생 멀리해야 한다.

[2] 췌장염, 과식 이후 극심한 복통

12월에 응급실을 자주 찾게 하는 병이 급성 췌장염이다. 췌장에선 매일 수십 가지의 소화효소(소화액)가 나온다. 술을 많이 마시면 소화액의 농도가 진해져 배출이 안 되면서 췌장염을 일으킨다.

김 교수는 “배출하지 못한 소화액이 역류하면서 췌장세포를 파괴시켜 급성 췌장염을 일으킨다”며 “과음한 다음날 명치 끝이 아프고, 구토를 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때 자칫 술도 깨고 탈수도 보충할 겸 이온 음료나 꿀물을 마시면 증상이 악화된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세포의 파괴를 막으면서, 염증을 가라앉혀야 하는 응급상황이다. 과음한 다음날 복통을 유의해야 한다. 누우면 증상이 악화됐다가 앉아서 몸을 앞으로 굽히고, 무릎을 배쪽으로 당기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이때 구토까지 나타난다면 금식 후 응급실로 직행해야 한다.

치료의 핵심은 금식. 염증이 저절로 가라앉을 때까지 통상 3~7일간 소화효소가 분비되지 않도록 한다. 금식 중 영양은 링거 수액을 통해 정맥으로 공급받는다.

[3] 과민성 대장증후군, 맥주 삼가야

복통·변비·설사가 번갈아 일어나면서 대변을 본 뒤에도 시원치 않다면 의심한다. 과음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악화된다. 증상이 있어도 내시경 검사로는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

이 병은 주된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예컨대 특별한 이유 없이 배가 묵직하고 가스가 차 복통이 생길 땐 체질이 문제다. 청량음료나 소화 과정에서 가스를 많이 만드는 콩·양배추 같은 섬유소 많은 음식을 적게 먹는 게 좋다. 반면 변비가 주증상인 환자는 오히려 섬유소가 많은 채소를 듬뿍 섭취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 내과 정훈용 교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는 특히 찬 맥주를 멀리하는 게 중요하다 “고 조언했다.

[4] 급성 위염·기능성 위장장애도 과음 탓

과음 후 속쓰림이 생겼다면 급성 위염을 의심해야 한다. 급성 위염 땐 최소한 만 3일간 금주하면서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다. 1주일 이내에 완치된다. 속쓰린 증상엔 제산제가 효과가 있다. 만일 증상이 이보다 길어지면 위궤양 등을 의심하고,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안전하다.

기능성 위장장애 역시 음주 후 악화된다. 정 교수는 “알코올은 위장운동을 방해하는 데다 위점막을 손상시켜 속쓰림과 속이 더부룩한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특히 고량주·양주 등 도수 높은 술을 마실 때 악화된다. 불가피하게 독한 술을 마셔야 할 땐 꼭 희석하고, 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은 자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