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생지황·복령·꿀로 구성된 경옥고는 피로회복·혈액순환·면역력 증가에 효과적인 전통 한방처방이다.
경옥고는 공진단·청심환과 더불어 3대 한방 명약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황제의 건강을 위해 바쳐졌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왕실과 고위 양반층만이 먹을 수 있었던 귀한 보약이었다. 원광대 약학과 손동환 교수는 “중국을 통일한 원나라 시조 쿠빌라이칸은 원기회복을 위해 평생 경옥고를 먹었다고 전해진다”며 “얼굴(건강)을 옥처럼 가꾸기 위해 먹는다는 의미에서 ‘경옥고’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경옥고를 구성하는 약재는 인삼·생지황·복령·꿀이다. 이를 한데 섞어 오랫동안 끓이면 걸쭉한 액체 형태의 경옥고가 완성된다. 손 교수는 “각 약재만으로도 좋지만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숙성되면서 효능이 배가 된다”고 말했다.
경옥고의 효능은 『동의보감』에 상세히 기록돼있다. ‘양성연년약이(養性延年藥餌, 건강하고 오래 살게 하는 약)’편에서 “정(精)과 수(髓)를 보충하고 허한 것을 채워주며 진기를 고르게 한다. 원기를 보해 늙은이를 젊게 하고 온갖 병을 낫게 한다”고 설명했다.
피로회복·혈액순환·면역력 증가에 효과
경옥고가 내세우는 효과는 피로회복이다. 손동환 교수는 “푹 자고 잘 먹어도 항상 피로한 사람에게 매우 효과적”이라며 “생약 중의 왕으로 꼽히는 인삼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인삼의 사포닌 성분은 인체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영양분의 흡수를 돕는다. 항피로·항스트레스 작용이 매우 활발해 원기회복에 탁월하다.
생지황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예로부터 허약 체질·토혈·코피·자궁 출혈·생리불순 등에 사용해왔다. 피를 맑게 하고 조직 내의 어혈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복령과 인삼은 면역력을 증가시킨다. 특히 복령은 쇠약해진 원기를 보충하고, 위장·비장의 기력을 돕는다. 손 교수는 “요즘 같이 갑작스런 추위로 면역력이 저하되는 환절기에 더욱 좋다”고 말했다. 꿀(봉밀)은 특유의 해독작용으로 신체 곳곳의 통증을 감소시킨다.
손 교수는 “이 밖에도 경옥고는 당뇨·고혈압·동맥경화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고, 갱년기증후군·만성변비·지구력 증강·다이어트 공복감 해소에 좋다”며 “한마디로 허약한 몸을 두루 튼튼하게 만드는 명약”이라고 덧붙였다. 타고난 허약체질이거나 질환·수술로 체력이 떨어진 사람, 스트레스·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 산후조리 중인 임산부,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 만성위장병 환자 등에 권할 만하다.
최근에는 뇌세포 보호 효과가 입증됐다. 경희대 약대 류종훈 교수팀이 허혈성뇌졸중을 유발시킨 쥐에게 1일 1회씩 7일간 경옥고를 투여하고 단기기억·사물인지기억을 측정했다. 그 결과, 유의적인 기억력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손 교수는 “기억력이 감퇴하는 노인에게 치매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작용 없는 게 특징, 복용 시 쇠수저 피해야
경옥고를 제조하려면 상당한 정성이 필요하다. 80~90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3~5일 동안 밤낮으로 중탕해야 한다. 경옥고가 대중화되기 어려웠던 이유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에서 기술개발을 통해 전통제조기법을 재현하면서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그중 원광제약은 70년의 경험을 통해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보화 경옥고’를 선보였다. 경옥고 특유의 이물감을 제거해 목 넘김이 좋다. 종양억제인자(TNF)의 역할을 하는 신규 진세노사이드를 함유하고 있다.
손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GMP(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를 통과한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원료의 입고에서부터 출고에 이르기까지 품질관리의 모든 것을 식약처가 보증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경옥고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하루 2회 공복에 약 20g을 수저로 떠먹거나 미온수에 타먹는다. 개봉 후 변질을 피하려면 냉장 보관하고, 쇠로 된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